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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재호 기자] 한화 이글스의 고민이 깊다. 외야수 이용규(34) 때문이다. 2+1년간 총액 26억원에 FA 계약을 한 이용규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 요청이라는 충격 선언을 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스스로 2군으로 내려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사실상 한화의 결별 선언. 한화 구단은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의 무책임한 선언에 대해 분노했다. 무기한 참가활동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석 달이 흘렀다. 한화의 2019시즌은 가혹하다. 지난해 11년만에 가을야구를 경험했지만 올시즌 최악의 방망이 부진과 불펜-선발진 난조로 9위에 처져 있다. 이용규의 복귀 여부는 계속 이슈다. 지명타자-1루수에서 올시즌 중견수로 전환을 꾀한 정근우의 장기부상(23일 복귀)이 겹치면서 외야 구멍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이용규의 복귀 여부에 대해 25일 "아직 검토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무기한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는데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다시 부른다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용규 복귀에 대한 의견은 팬들 사이에서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이용규가 본인 잘못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쪽이 더 많지만 어느 정도 선에선 용서도 필요하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이용규는 성실과 신의가 기본인 계약을 등한시하고 일방적인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깨뜨렸다. FA계약 직후 포지션과 타순, 기용문제 등을 이유로 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전례를 찾기 힘들다. 한화 구단은 팀 질서, 팀 분위기 와해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
결과적으로 이용규가 잠시 인내하며 시즌 내내 자리를 지켰다면 주전 중견수와 테이블 세터 혹은 상위타선에서 활약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타선은 유동적이었다고 해도 정근우의 부상 여파와 외야 자원 부족은 이용규를 붙박이 외야수로 만들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시즌 개막을 앞둔 사령탑의 구상이 시즌 초·중반까지 변함없이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부상 선수가 나오고, 부진한 선수도 나온다. 변수는 넘쳐난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여러 가지 선택을 하게 마련이다. 이용규의 결단이 성급했다는 의견이 많은 이유다.
이용규는 시즌 도중 한화 구단을 찾아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 구단은 특별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용규로선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한 것이다. 34세인 이용규가 올시즌을 통째로 쉬게되면 내년 활약도 기약하기 힘들다. 대전고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지만 내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실전 공백을 메우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이용규의 복귀가 한화의 하위권 탈출 기폭제가 될까. 이용규는 지난해 타율 2할9푼3리에 1홈런 36타점 30도루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는 안정적이다. 테이블 세터로 득점찬스를 만드는 능력은 기존 한화 외야수들 가운데선 비교 우위다.
다만 타선 체질을 바꿀 만한 능력이 있다고는 보기 힘들다. 한화는 팀타율 2할5푼3리로 압도적인 꼴찌다. 누구 한명이 잘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한화 구단도 현실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이용규를 데려 온다고해서 뭔가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치는 높지 않다. 섣부른 이용규 복귀 시도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https://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076&aid=000343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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